다시만난 세계/15.08.05-15.08.08 대만

푸퉁푸퉁 타이완 첫날(08/05) 여행기

영혼의환 2015. 8. 12. 16:01

1. 푸퉁푸퉁 타이완 여행의 시작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정확히는 첫 혼자 여행-을 계획하고 어디로 갈 지 고심을 많이 했다. 그러다 고민만 하다간 결국 못 갈 수도 있겠단 생각에 덜컥 쿠팡을 통해 김해 출발-타오위안 도착의 호텔 포함 3박 4일 항공권을 구매했다. 지르기부터 먼저 한 것이라 타이완에 대한 정보는 내겐 전무한 상황.

내가 알고 있는 타이완은 "장제스, 국공내전 패퇴, 독재, ASUS, GIGABYTE,GDP 2만 달러"같은 역사나 사회적인 측면 뿐이었다. 이 정보들이 물론 여행지에서 보게 될 것들을 이해하는 데엔 도움이 되겠지만, 여행지가 어딨는 지는 알아야지 뭘 보든 말든 하지... (-_-;) 그래서 부랴 부랴 또 가이드 북 세 권을 사서 읽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왜 타이베이 3일 숙박을 잡았는가....

타이완 남부와 동부 지역에도 내 흥미를 끄는 곳이 많다는 것을 가이드북을 보고서야 알았다. 뭐... 이제와서 어쩌겠어? 일단 기분 좋게 가는거지!!!

전날까지 보충수업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8월 5일 수요일 김해 공항으로 출발!


<비행기에서 한 컷> - 진짜 내가 찍음. 놀라운 아이폰5 카메라!

이번에 이용한 비행기는 타이완 국적기인 "중화항공".

중화항공은 처음 이용하는 것이라 김해공항에서 많이 헤맸다. 여기서 꿀팁! 중화항공은 영어로 China Airline이다. 이걸 몰라서 처음에 중화항공 발권 창구를 못 찾았다는거~~ 혼자하는 여행이기에 정신 바짝 차리고 있었지만 출발부터 이 사실을 몰라 당황했었다. ㅎㅎㅎ 대만인들이 얼마 전까지도 자신들이 정통 중국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란 것을 항공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었다.


2. Go to "Go sleep Hotel Hankou 고슬립 한커우 호텔"

타오위안 공항은 타이베이 시내와 한시간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서울과 인천국제공항이 떨어져 있는 것 처럼. 그래서 타이베이까지는 HSR(타이완의 KTX), 버스, 택시 등의 수단으로 이동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것은 가장 저렴한 버스! 귀국할 때는 HSR을 이용하겠다 다짐했지만... 결국 귀국 날도 버스로 공항까지 이동했다.(이 사연은 나중에...)


호텔 로비 모습

특이하게도 대만 호텔의 대부분은 다른 가게들과 건물을 공유하고 있다. 덕분에 호텔 앞에서 호텔을 찾느라 길을 헤맸다. 고슬립 한커우 호텔도 1층은 양복점, 2~4층은 다른 가게들, 6,7층도 다른 가게들이 있는 복잡한 구조였다. 아마도 좁은 땅에 인구밀도가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묵은 방 내부 모습

무작정 결재하고 봤더니 호텔 방은 더블 베드의 2인실이었다.


호텔 로비에서의 공연 스테이지 모습

호텔 로비에선 매일 저녁 8:00~10:00에 공연을 한다. 중국인 관광객 위주인 호텔이다보니 자연스레 공연도 중국인 관광객 위주로 흘러간다. 로비는 저녁엔 공연장으로, 아침엔 조식 회장으로, 낮에는 로비 본연의 모습으로, 그렇게 다양하게 변신한다.


3. 중정기념당

호텔에 도착하고 짐을 풀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네 시를 넘어섰다. 중정기념당의 유명 행사인 위병 교대식의 마지막 교대는 17시! 시간이 촉박했다. 그래서 바로 중정기념당으로 직행!


지하철 중정기념당역

지하철 역은 장제스의 기념 건물 역 답게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거대한 크기의 중정기념당

장제스 대형 동상은 기념당의 4층에 위치해 있다. 4층까지 오르는 계단은 그의 생전 나이를 반영해 89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여기 도착했을 때가 네시 55분!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저 멀리 군인들의 교대식 소리가 들려 미친듯이 89개의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겨우겨우 보게 된 워병 교대식의 마지막 장면


그가 주장했던 삼민주의를 배경으로 서 있는 거대한 좌상


중정기념당 안은 장제스와 관련된 기록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나라에서 박정희 지지자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박정희 기념관도 이런 느낌의 공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장제스와 박정희는 많이 닮아 있다. 자기들 방식의 민주주의를 주장하며 독재를 한 것도, 재임 기간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것도, 후대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까지!


중정 기념당을 편하게 보는 방법! 본당 건물 옆으로 1층에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이 입구로 들어가면 굳이 89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된다.


해 질 무렵의 중정기념당 입구


입구에서 중정기념당 본당까지의 거리는 체감상 1km가 넘는다. 저 먼 거리에 그늘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늘 없음+ 타이베이의 여름 온도+ 습도 = 죽음.


4. 용캉제와 스딴 야시장

   - 용캉려우미엔 + 스무시 하우스 + 대만교육대학

중정기념당에서 나와 똥먼역으로 이동! 똥먼역 근처에는 용캉제라는 유명한 거리가 있다. 특히 이곳에는 용캉려우미엔이라는 우육면 맛집이 있는곳! 우육면을 향해서 똥먼역에서 내린다.



똥먼역 3번 출구

가이드북에선 용캉제로 가는 길을 기준으로 용캉려우미엔을 소개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출구를 알려준다. 그러나 나는 우육면부터 먹어야 했기에 3번 출구로 나왔다. 3번 출구로 나와 소방서 방향으로 걸어가고(100m 정도), 소방서가 보이면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바로 거기에(20m 정도) 용캉려우미엔이 있다.


용캉려우미엔 모습


화제의 우육면 매운맛

고기가 정말 많이 들어있고, 거기다가 부드럽다! 스테이크 크기의 고기가 다섯 점이 들어 있는데, 오랜 시간 익힌 것이라 그런지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다. 국물도 그름지지만 매콤한 맛이 있어 입에 꽤 맞다. 다만... 면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다. 본래 면 요리를 좋아하는 나는 잘 먹었지만, 면에서 밀가루 맛이 난다. 어찌보면 덜 익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는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스무시 하우스의 모습

용캉려우미엔에서 나와 왼쪽으로 걸으면 스무시 하우스가 나온다. 소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게였다.


11번 메뉴. 망고 푸딩 빙수

싱싱한 망고를 얹은 빙수는 정말 맛있었다. 상큼한 과일 맛이 입 안에 사르르 펴지는 그 맛이란! 다만 내 입맛엔 푸딩보단 아이스크림이 좀 더 나았다. 그곳 용캉제의 스무시 하우스는 삼일째 날에 다시 방문해 2층에서 주문해 먹었다. 주문하는 곳은 1층 야외와 2층 실내가 있다. 상대적으로 야외는 사람들이 붐비고, 2층은 한산하다.


용캉제의 공원

용캉제에서 대만국립교육대학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대만의 버블티 체인점인 "30공"에서 쩐쭈나이(버블 티)를 하나 사서 국립교육대학까지 대만의 골목길을 걸었다. 대만 골목의 풍경에선 우리나라의 모습과 일본의 모습이 혼재된 느낌을 받았다. 정말 타이완 관광청의 캐치프레이즈 "Heart of Asia"처럼, 그들에겐 여러 문화가 공존하고 있었다.


스딴 야시장 입구의 오믈렛 가게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다양한 것을 먹어보겠단 생각에 테이크아웃 오믈렛에 도전했다. 전병같은 겉면에 속이 꽉 찬 간식거리를 받아들고 먹었다. 맛은? 맛있었다. 특히 내가 주문한 것은 매운 맛이라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았다.


스딴 야시장 입구의 풍경

스딴 야시장은 대학 옆의 야시장답게 젊은 이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나같은 관광객보다는, 주로 대만 현지인들이 더 많았다.


스딴에서 발견한 레스토랑 겸 호프집 겸 파르페 가게

가게에선 저녁이면 공연도 열린다. 단, 테이블석은 레스토랑 손님만 앉을 수 있다. 대학가 가게답게 직원들의 영어도 능숙하고 발음도 아주 좋았다.


과일파라다이스 파르페

대학가 앞의 맛. 아주 높은 질의 맛보단, 양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가성비 최강의 파르페였다.


타이완 국립교육대학의 모습

한 밤의 교육대학은 찬란한 불빛이 웅장한 건물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야시장 골목에서 마주친 목공예 소품가게

가게 사장이 직접 개발한 캐릭터로 목공예를 해 판매하는 가게. 여자 사장님이 능숙한 영어로 나를 반겨줬고, 나는 여기서 휴대폰 거치대를 하나 샀다. 가격도 자체 제작 캐릭터 상품이란 것을 감안할 때 저렴한 편이었다. 그들은 나에게 타이완에 다시 방문해달라며 스탬프 쿠폰을 줬다. 쿠폰엔 다섯번의 도장을 받으면 VIP가 된다고 한다. 앞으로 대만에 네 번 더 와야 하는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