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계절은 여름으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로 시작되는 5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대사는 오로지 고양이의 독백으로 분위기는 5분 내내 차분하다.
대개의 단편 영상물들이 그렇듯이 이 애니매이션도 단 5분간
정말 많은 것을 압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오는 날 주워 온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는 주인 여자를 좋아하고,
그 이유로 암컷 친구 미미의 청혼도 거절한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날 긴 전화 끝에 운다.
그리고 계절은 변해 겨울.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를 이야기하자면 겨우 이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또 너무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왜 여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일까?
왜 흑백일까?
왜 그녀는 고양일 주워 왔을까?
왜 그녀는 울었을까?
왜 그녀와 그녀의 고양인 이 세상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을까?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정말 답이 내려지지 않는 애니매이션이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어쩌면 그녀는 사람을 두려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어떤 이유이던간에 그녀는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녀는 첫 장면에서 전화를 받지 않았고,
코트를 입은 그녀는 움츠린 고양이 같은 것은 아닐까?
주인공 고양이에게 버림 받은 새끼 고양이 미미에게 그녀가 투사된건 아닐까?
그녀도 미미처럼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미미는, 언젠가 넌 다시 돌아올 거라고 말한거 아닐까?
그리고 미미가 다시 주인공 고양이가 돌아오길 바랐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었고,
전화를 통해 그 사람이 자신을 떠난다는 이야길 들었고
그래서 길고 긴 통화 후에 울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미미가 끝까지 주인공 고양이를 원했던 것 처럼,
그래서 그녀도 마지막엔
고양이와 함께 이 세상을 좋아한다고 말한게 아닐까?
그저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