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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우루과이, 그리고 다시 K리그
영혼의환
2010. 6. 27. 01:20
결국 2:1로 우리가 우루과이에 패배하면서 우리의 월드컵 행진은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분명 우리 선수들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는 경기를 펼쳤다.
우루과이가 승리를 쟁취한 데에는 우리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 초반, 우루과이는 공격 일선에서부터 우리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거세게 압박했다. 그리고 이 전술은 주효했다. 우리는 이미 지난 조별 예선을 통해 중앙 공격 작업시에 미숙한 볼처리로 여러차례 위기장면을 만들어 주었고, 이는 바로 수비 위기로 이어졌었다.
우루과이는 우리의 이런 약점을 적극 공략해 결국 전반 8분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이 후의 경기 양상은 분명 우리가 주도하고 있었다.
후반 30여분 이청용의 동점골이 터질 때까지 우리는 경기를 내내 주도하며 우루과이를 거세게 압박했다.
하지만 내 눈엔 이것도 우루과이의 전술로 보인다.
오늘 주심의 성향은 웬만한 상황에선 절대 휘슬을 불지 않을만큼 관대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의 강점인 세트피스 상황을 얻기도 요원했고, 우리 공격진은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고 패스를 넣어주고 상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창의적인 선수가 없는 상태.
어쩌면 후반전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던 양상은 우리 공격진의 이런 약점을 읽어낸 우루과이 감독의 전술이었을 수도 있다.
수비진을 뒤로 내리고 미드필더진과 간격을 좁혀 최종 패스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밀집 수비형태.
우루과이 감독이 우리가 거세게 공격을 몰아 붙일 때에도 다급한 전술 지시가 없었고, 우루과이가 역습 찬스에서도 공격수 1~2명만이 공격에 가담했던 모습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그렇다면 또 다시 전술과 전술의 싸움에서 진 꼴이다.
김재성의 중앙 미드필더 배치는 무척 기발했지만, 결국 그 전술이 전체적인 전략을 짜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쨌든 우리 선수들은잘 싸웠다.
그것도 너무나 잘 싸웠다.
누구도 그들을 욕할 수 없을 만큼!
이길 수 있는 상대였고, 우리가 가진 최선의 방식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ㅅㅂ... 세트피스에서만 4골째...;;;)
필드 골에서 찬스를 놓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23인의 최종 스쿼드 전체에서 말이다.
기성용은 분명 대한민국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지만, 아직 시야가 경기장 전체를 아우를 만큼 넓지 못하다.
이청용은 사이드라인에선 빛나지만 환상적인 패스를 찔러주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박지성도 자신의 활동량으로 공간을 열어주는 타입이지 창조적으로 플레이하진 못한다.
박주영이 창의적이지만 이동국의 투입 전까진 타겟맨으로 상대 수비와 경합만을 위주로 해야 했다.
결국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린 얻은 것도 있지만, 창조적인 선수의 부재라는 숙제도 안은 것이다.
그리고 그 숙제는 이제 K리그와 학원축구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다시 CU@K리그 할 때다.
그것도 이번엔 반짝 그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가대표팀을 위한 안목이 아니라!
정말 축구를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고 말이다.
덧. ㅅㅂ 허정무... 교체 감 졸라 못 잡아... 그 상황에서 왜 기성용을 빼고 염기훈을 넣어?! 염기훈을 투입하려고 해도 김정우를 빼고 넣어야지! 정녕 네 눈에만 지쳐서 걸어다니는 김정우가 보이지 않았단 말이냐!
덧. ㅅㅂ 허정무... 니가 감독이고, 국가대표팀 전체의 수장이면서... 거기서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어야지! 왜 니가 먼저 울먹이고 난리냐! 니가 지도자잖아! 그 자리에선 슬퍼하는 선수들을 웃으면서 위로해 주고! 넌 울어도 나중에 방에 가서 혼자 울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