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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진정한 한국식 재난 영화

영혼의환 2010. 11. 8. 23:01


방금 굿 다운로더로 영화 해운대를 다 봤다.

지난 개봉 때 어설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따라잡기란 편견으로 극장에서 보지 않은 것이 부끄러워 질 정도로 좋은 영화였다.

두 시산의 런닝 타임 동안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치는 장면은 고작 10분 정도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 쓰나미의 CG도 상당히 티나는 수준이었지만, 영화는 쓰나미의 영상 효과에 집중하는 대신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의 시작은 헐리우드 재난 영화처럼 시작했지만, 헐리우드의 그것들이 초반의 재난 피해자를 엑스트라 취급하는 대신
그들의 재난 이후의 삶을 조명하는 데에 집중했다.

오히려 재난 영화의 히어로라 할 수 있는 과학자와 그의 가족들을 무기력한 소시민들 중의 하나로 배치하면서 한 명의 히어로 대신,
다수의 시민들이 그 재난 전, 중, 후에 어떻게 지내는 지를 보여주는 모습.

그런 모습은 분명 헐리우드의 그것보다 따뜻한 시선이었다.

재난으로 이어지는 한 시간이 넘는 타임 동안엔 그들 부산 사람들과 그곳에 온 이들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리며
이후의 비극에 더 큰 비장미를 갖추게 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의 웃음과 눈물의 공존이었다.

같은 재난 영화를 만들어도 미국식과 일본식이 다른 것 처럼,
우리는 우리에게만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덧. 이대호 연기력 좀 쩌는 듯...

덧. 설마... 사직도 피해를 입은 건 아니겠지?

덧. 웬지 이젠 해운대 놀러가기 찝찝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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