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 읽기

박수자, 『읽기 교육의 원리와 방법』요약

영혼의환 2010. 12. 19. 19:49

제3장. 읽기 교재의 구성

1. 교재의 구성

 

교육은 항상 교육관에 따라 교육의 내용과 방향이 결정되어 왔다. 지금껏 교육내용은 크게 ‘필요’를 중심으로 하거나, ‘지식’을 중심으로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해 왔다. 전자는 사회 또는 개인의 생활의 필요에 비추어 교육내용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와 관련이 되고, 후자는 인간(학생)의 사고 형식에 있어서 그것을 조사하는 기준에 합당한가와 관련된다. 경험중심 교육과정은 교육적 가치가 개인과 사회의 필요엥 의해 인정되고, 학문중심 교육과정은 교육내용의 가치를 내용 그 자체의 학문적 가치에 의해 정당화 한다. 이 때 학문의 내용은 지식의 형식 또는 지식의 구조에 의해 성립되며, 이것이 바로 내용 선정의 기준이 된다.

언어교육은 내용교과가 아니기 때문에 명제적 지식보다는 절차적 지식이 중시되고, 절차적 지식의 학습은 활동을 통해서 학습되어야 한다. 따라서 ‘심리적 과정으로서 경험’을 중시하는 언어교육에서는 ‘지식’의 개념을 좀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아울러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결합은 ‘과정’학습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국어과교육이 학생의 의사소동 능력을 대상으로 하고, 의사소통 능력은 현실적인 언어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초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습내용 항목들은, 언어 사용의 ‘필요’에 근거하여 선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의사소통 능력은 현실적인 언어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학습내용들의 조직이나 배열은 학문의 체계보다는 언어 사용의 향상에서 추출된 언어 사용 기능들이 순환적인(혹은 반복적인) 구조로 조직되어 있다.

이 장에서는, 학습내용과 학습방법의 결합이 ‘과정’중심의 형태인 새로운 교재의 제작을 시도할 때, 그것은 ‘정련된 다양한 과제를 경험하는 가운데서 학생들이 언어 능력을 체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부터 출발한다. 언어를 언어 사용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는 생각은, 무엇보다도 현재 초등교육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는 교육내용의 통합적인 지도와 무관하지 않다. 교육내용과 통합적인 지도를 위해 제안된 준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의 내용과 지적 과정의 통합으로서, 기본 개념과 원리는 정련된 탐구 과정을 통해서 학습하게 하고, 그것을 다시 제반의 문제해결에 적용하는 학습이 이루어질 때 학습자가 가지는 학습의 의미가 높아지게 된다.

둘째, 지식과 정의적 특성의 통합으로서, 학습 지도에서는 학습자의 흥미와 필요, 동기와 자신감, 욕구와 희망, 가치와 태도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지식과 행위의 통합으로서, 지식과 행위의 결합은 행동에 의한 학습(조작 방식, 탐구를 통한 학습)과 배운 지식을 문제 사태에 적용하여 실천에 옮기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넷째, 지식과 지식의 통합이 있다.

다섯째, 교사의 태도와의 통합이 있다.

 

이 장은 실질적인 의사소통의 경험을 과제중심으로 조직하고자 하고 이를 교재에 도입하고자 한다. 이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다양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언어를 사용한다는 면에서 소위 ‘총체적인 언어 학습’의 성격을 띠며, 학생들이 실제로 언어 사용을 하는 과정에서 체득적으로 언어(사용)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교재의 개발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2. 교재의 구성 이론

 

1) 교재관

 

수업은 교재를 매개로 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교재는 교육의 목적이 구현되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언어교육에서의 교재는 학습내용과 학습방법의 결합이 담겨진 활동중심의 교재여야 한다. 그러려면 교재를 구성하기 전에 언어 지도에 대한 접근법을 결정해야 하고, 그 접근에 따라 교수 이론이 선정되며 실라버스가 작성되어야 한다. 실러버스가 확정되면 그에 맞춘 교재의 구성이 이루어지게 된다.

언어교육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크게 구조주의적 접근과 의사소통적 접근으로 대별하여 검토할 수 있다. 구조주의적 접근에서 본 언어 지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언어의 의미보다는 구조나 형태에 관심이 있다.

② 구조에 근거한 대화의 암기를 요구한다.

③ 언어 항목은 고립적으로 제시된다.

④ 언어 학습은 언어 구조, 음, 단어를 배우는 것이다.

⑤ 완전학습을 모색한다.

⑥ 훈련이 중심적 학습방법이다.

⑦ 정확한 발음이 중시된다.

⑧ 문법 설명은 피한다.

⑨ 경직된 훈련과 연습 이후에만 의사소통적 활동을 한다.

⑩ 음성언어가 숙달될 때까지는 읽기나 쓰기는 하지 않는다.

⑪ 문형 연습을 통해 언어 체계를 익힌다.

⑫ 언어 능력이 목표이다.

⑬ 언어의 다양성은 인식하지만, 강조되지는 않는다.

⑭ 단원의 학년별 배열은 언어적 복잡성 원칙에 따른다.

⑮ 교사는 학생을 통제한다.

⑯ 언어는 습관이므로 실수는 허용되지 않는다.

⑰ 정확성이 최우선 목표이다.

⑱ 학생은 제한된 교재 내에서 언어 체계와 상호작용한다.

⑲ 교사는 학생이 사용할 언어를 확인하고 있어야 한다.

⑳ 언어 구조에 대한 흥미에서 본능적인 동기 부여가 저절로 된다.

 

반면 언어의 작용(기능)을 중시하는 의사소통적 접근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① 의미가 제일 중요하다.

② 의사소통적 기능에 초점을 두고 보통 암기하지 않는다.

③ 맥락화가 기본 전제이다.

④ 언어 학습은 의사소통을 배우는 것이다.

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모색한다.

⑥ 훈련도 요구되지만 지엽적이다.

⑦ 이해될 수 있는 정도의 발음이면 된다.

⑧ 학습자의 연령이나 흥미에 따라 학습자를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사용할 수 있다.

⑨ 처음부터 의사소통 시도가 장려된다.

⑩ 처음부터 읽기나 쓰기를 할 수 있다.

⑪ 의사소통 과정을 거친 후에 언어 체계에 대해 학습한다.

⑫ 의사소통 능력이 목표이다.

⑬ 교재나 방법론에서 언어의 다양성은 중심적 개념이다.

⑭ 내용이나 기능, 의미에 따라 학습내용을 구성한다.

⑮ 교사는 학생이 언어를 사용하도록 돕는다.

⑯ 시행착오를 거쳐 언어는 창조된다.

⑰ 언어의 유창성과 수용 가능성이 최우선 목표이다.

⑱ 학생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가지도록 안내된다.

⑲ 교사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정확히 모를 수 있다.

⑳ 언어적 의사소통에 대한 흥미에서 동기 부여가 된다.

 

2) 실라버스

 

실라버스는 실제 교재 제작의 구성 틀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실라버스도 많은 변화를 보여왔는데, 언어교육이 단순히 언어교수법에 관심을 갖는 데서 나아가 하나의 수업 운영 형태로 다듬어지기까지를 살펴보면, 구조-문법적 실라버스, 의미-개념적 실라버스(혹은 개념적 실라버스), 기능(작용)적 실라버스, 상황적 실라버스를 들 수 있다.

언어교수의 목적은 의사소통 능력의 증진이며, 언어 사용의 네 가지 기능을 가르치는 절차를 개발하고자 하여 ‘행동함으로써 학습하는 경험적 접근’ 형태를 보인다. 따라서 의사소통적 살라버스는 ‘주제나 상황’을 언어 내용으로 하거나, 과제중심의 과정을 거쳐 기능의 학습을 목표로 하여 전체자 관련되게 묶을 수 있다. 이 때 전체를 묶는 실은 언어의 작용(기능)이므로, 기능의 범주가 언어교육의 내용 구성에 가장 핵심적이라 볼 수 있다.

‘언어 사용 활동’을 ‘학습내용’으로 한다면, 수업 차시는 활동 과제 중심으로 재편성되어야 한다. 의사소통 실라버스의 학습 과정은, ‘분절식 지도, 단계식 지도, 통합식 지도’로 구분된다. 여기서 ‘분절식 지도’란 ‘A → B → C → D → ABCD’형으로서, 가령 발음 지도를 예로 들 수 있다. ‘단계식 지도’란 누적식 지도로서, ‘A → AB → ABC → ABCD1 → ABCD2’형인데, 가령 단계적 작문 지도로서, 글감 → 개요 → 집필 → 퇴고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통합식 지도’란 ‘ABCD → A/B/C/D → ABCD’형으로서 활동 중심형의 교수학습 모형이다. 물론 수업할 학습목표와 내용의 성격에 따라 반드시 수업 초점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도 차시별로 조정하여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3. 전략중심 읽기 교재의 구성

 

1) 전제

 

전략중심의 읽기 지도의 교재 구성에 대한 가정은 다음과 같다.

① 읽기 전략은 읽기 능력의 발현으로 읽기 능력의 한 단면이다.

② 읽기 전략간에는 위계적 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읽기 전략은 글 이해 과정의 본질상 서로 상호작용한다.

③ 전략중심의 읽기 지도는 읽기의 인지적 전략과 초인지적인 학습 전략을 부분하며, 특정 읽기 과제라는 조건화된 학습 상황 속에서 읽기 전략을 교수-학습한다.

④ 전략중심 읽기 지도의 교재는 읽기 전 활동, 읽는 동안의 활동, 읽은 후의 활동으로 단계화된다.

 

전략중심 읽기 지도는 글 이해 증진을 목표로 독해 방법을 지도하는 것인 만큼 글과 독자의 사전 지식이 글 이해에 미치는 영향을 수용한다. 이데 까라 전략 중심 읽기 지도 교재 구성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읽기 전 활동은 독자의 사전 지식 활성화를 위해 읽기 지도의 일부로서 중요시된다.

② 새로운 어휘나 글의 조직 패턴에 대한 토론은 글에 대한 기대와 예측에 도움을 준다.

③ 글을 읽기 전에 글과 관련된 여러 생각들을 토론하는 것은 글에 대한 기대와 예측을 증진시킨다.

④ 선행 경험을 활성화시키고 호기심을 유발하며 목표를 설정하고 글의 내용에 대해 피드백 하는 읽기 지도가 필요하다.

⑤ 읽기 전략의 모의수행은 독자가 읽기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⑥ 글의 내용을 조직화하는 가운데 형성되는 생각은 독자의 선행 지식을 활성화한다.

 

이런 배경하에 전략중심 읽기 지도의 교재를 구성할 때는 목표가 되는 읽기 전략의 선정과 그 전략의 학습에 유용한 읽기 과제의 선정과 단계화가 중요하다. 이 장에서는 읽은 후의 활동이 위주인 읽기 전략의 학습전략 측면보다도 읽는 동안의 활동인 읽기 전략의 독해 전략 측면에 주안점을 둔다. 독해전략으로서 읽기 전략은 절차적 지식과 조건적 지식을 읽기 수업모형 내에서 제시하며, 이 과정은 읽기 과제 수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 방법을 학습할 수 있게 한다.

 

2) 교수-학습 활동의 구성

 

읽기 교재는 ‘글을 다루는 능력의 한 양상인 읽기 전략’을 학생에게 지도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문자언어로 인쇄되어 고정된 결과로서의 글’에 학생들이 종속되지 않는 동시에 효과적으로 ‘글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려면, 글을 다루는 읽기 전략은 학습목표로서 읽기의 절차적 지식과 그 행위에 대해 진술되어야 하고, 그 과정이 글과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교재에 수록되는 ‘글과 학습활동’이 전략중심 읽기 지도 교재 구성의 기본 단위이다.

글의 경우 전략중심 릭기 지도에 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이때 글의 내용은 ‘글의 형식과 글의 의미내용’이다. 읽기 지도에서 사용될 글은 교육적 변형본으로 그 원전과의 관계가 논의되어야 한다. 보통 특정 교육의 목적하에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에 유용하도록 글은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전략중심 읽기 지도에서 사용될 글은 그 글 자체의 이해는 물론 그 글 이해 과정 속에서 읽기 전략을 학습하는 것이 의도되기 때문에, 글 내용 자체가 학습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학습활동의 경우 읽기 지도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읽기 지도의 실제 상황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절차를 담는 단위로, 읽기 수업을 실질적으로 규정하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여기서는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기 위해 그 항목들을 구성하여야 하고, 관리자ㆍ시범자ㆍ안내자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이 장에서 지향하는 학습활동은 읽기 수업모형의 성향을 띠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화 구조로 제시된다.

 

Ⅰ. 읽기 전 단계 - 사고 활성화

(1) 대상 글과 관련된 이해 결과(글 결속성/응집성) 확인성 질문 제시

(2) 글과 관련도니 사전 경험 연상, 토의, 발표

(3) 학습목표의 확인

Ⅱ. 읽는 동안 단계 - 읽기 과정을 통해 읽기 전략의 획득

(1) 학습목표 대상 전략에 대한 설명 : 절차적ㆍ조건적 지식의 제공

(2) 읽기 과제 수행 : 시범-상호작용-적용~읽기 과제의 수준별 단계화

Ⅲ. 읽은 후 단계 - 독자적인 학습(학년별/개인별 지도 초점의 적용)

 

이러한 학습활동의 구성은 글 이해의 결과보다는 글 읽기 과정을 학습활동에 제시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읽기 전략을 모의수행하게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에 따른 전략 중심 읽기 수업모형은 다음과 같다.

 

학습지도(1) : 중심내용 파악전략의 지도

제1단계 : 중심내용 파악전략 지도의 학습목표와 의의 설명

제2단계 : 중심내용 파악전략의 절차적ㆍ조건적 지식 설명

제3단계 : 교사의 전략 적용의 시범 및 학생의 적용

과제 수준 1. 짧은 글(단락 1개) - 중심내용의 명시적 표현

과제 수준 2. 짧은 글(단락 1개) - 중심내용의 암시적 표현

과제 수준 3. 긴 글(단락 3개 이상) - 명시적 표현

과제 수준 4. 긴 글(단락 3개 이상) - 암시적 표현

제4단계 : 독자적인 학생의 적용

과제 수준 5. 전체 글 - 중심내용 파악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우선 언어 접근법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실라버스를 구성한다면 의사소통 실라버스를 작성해야 한다고 보고, 학생들의 과제 활동을 통해 언어 사용 학습을 체득하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따라서 의사소통 활동의 과제를 중심으로 학습활동을 구성하여 교재에 반영하고, 그것은 의사소통 실라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의 활동들을 과제로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그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면, 단지 활동을 위한 혹은 흥미유발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유익한 학습활동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의사소통 중심의 실라버스를 구성하는 방안과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 및 수업운영 계획을 제공하고자 했다.

국어과 교육을 하는 교사는 우선 모든 교수-학습 활동에 대해 교사 스스로가 실연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당연히 실라버스 작성 능력, 상황 대처 능력이 요구되므로 교사교육이 중요하다. 아울러 지도에 필요한 학습내용의 구성과 실현에 필요한 교우-학습법의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 장에서는 실라버스의 작성에 필요한 관점과 구성의 틀, 그리고 과제의 유형과 학습활동에 대한 아이디어 제공에만 머무른 감이 없지 않다. 실제로 교과서에 적요된 형태에 대한 연구도 더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