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
트위터에 쓰려다가 글이 트위터에 쓰기엔 조금 길어질 것 같아 블로그에 쓴다.
지리멸렬한 싸움은 어느새 60년을 이어오고 있다.
1950년에 발발한 전쟁은 아직까지도 우리의 삶을 괴롭힌다.
정부는 이번 연평도 피격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원칙으로 내세웠고, 그 강경한 대응의 일환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었다.
어찌보면 코웃음 칠 수 밖에 없는 강경한 대응이다.
상대의 포격을 받은 곳이 할 수 있는 최선이 합동훈련 뿐이란 것...
물론, 합동 훈련의 파트너가 우주방위대 미군(인공위성으로 ICBM 격추가 가능한 정도면 우주방위대지 뭐...)이라면 "훈련"이라는 단어에 실리는 무게감이 다르긴하다.
하지만, 작게는 청춘들의 죽음, 크게는 국가의 안보란 측면에서 보자면 정말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강경한 대응이다.
세계에서 경제력 15위권, 군사력 20위권 내의 국가가 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란 것이 그저 훈련 과시 뿐이라면...
정말 글로벌 호구의 모습이다.
물론 우리가 쉽사리 북한을 타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이 세계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닐 수 있는 것은 혼자만 동떨어진 커다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자국이 안전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 경찰과 깡패 노릇을 동시에 하는 것이니까.
그에 비하면 우린 북한과 "전쟁 중 휴식 시간"에 있는 것이니 섣부른 군사적 행동은 "전쟁 시작 종소리"를 울리게 할 수도 있다.
거기다 전쟁이라도 나면?
우린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폐허 위에서 일으켜 세운 이 땅이 다시 페허로 변할지도 모르는 전쟁...
승패를 떠나서(당연히 질 일이야 없지) 수많은 민간인 피해가 일어나고 사회기반시설이 모두 무너질 전쟁.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군사 타격을 수행할 필요는 없지.
그래서 우리의 한미 군사훈련 수준의 대응에 일견 수긍도 간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강경한 대응이란 정말 군사적 대응 밖에 없는 걸까?
클라우제비츠는 자신의 저서 <전쟁론>에서 "전쟁은 국가와 국가 간에 벌이는 무력을 이용한 최후의 정치적 수단"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살던 시대엔 저 말은 진리였다.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었고, 전장에 국한된 전쟁을 통해서 각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걸고 싸웠다.
하지만 국제 관계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여가기 시작했고, 무기는 발전해 갔다.
전쟁은 "최후의 정치적 수단"으로 쓴다고 해도 이긴자에게도 손해가 클 수 밖에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어 갔다.
더이상 누가 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뒷받침 될 수 있느냐가 전쟁 억지력에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우리의 경제나 문화를 이용해 북한과의 전쟁을 억지할 기반이 마련되어 있는가?
아니.
햇볕 정책이 획기적인 것은 이것이었다.
기존의 군사력 대 군사력의 단순 대치 국면을 넘어서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키고자 했던 노력"
북한의 취약한 경제 기반을 노려 경제적으로 우리에게 의존도를 높여 궁극적으론 북한에게 우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보단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그것이 햇볕정책의 이면에 숨은 뜻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다시 19세기 형태의 단순 군사력 대 군사력의 대치 국면.
한쪽의 군사력이 도발을 감행해도 더욱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쪽은 자신들의 기반이 무너질까 염려되어 어떤 강력한 대응도 취할 수 없는 구조.
답답한 것은 현실이다.
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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