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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만난 세계/15.08.05-15.08.08 대만

푸퉁푸퉁 타이완 둘째날(08/06) 여행기 - 진과스

by 영혼의환 2015. 8. 17.

1. 광부의 도시 진과스

진과스는 타이완 섬의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금광을 채굴하던 광산 지역이다. 금맥이 메마르고 일본인이 떠난 후 버려진 도시가 된 이곳은 이후 지역민들이 관광 단지로 개발하면서 지금의 "예진지" 코스 중 일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버려진 광산을 활발히 개척하는 프로젝트가 전국의 광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진과스처럼 외국인에게까지 확실히 일려진 관광 단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이곳의 명물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큰 금괴가 있다. 그리고 그 금괴를 직접 만질 수도 있다는 사실! 현실주의적인 중국인들은 이곳에서 그 금괴를 만지면서 자신들의 재물운을 빈다.


진과스를 둘러 싼 산과 안개

진과스는 산악지대여서 그런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구름과 안개가 도시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진과스 황금 박물관 입구

버스 정류장 = 진과스 황금 박물관 입구.

내릴 때 헷갈릴 일이 없다. 버스 정류장 그 자체가 진과스 황금 박물관의 입구이다. 피로에 꾸벅꾸벅 졸던 나는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없어지자 화들짝 놀라 버스에서 내렸다.


진과스 입구 풍경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모습. 입구 역할을 하는 인도의 지붕에서는 주기적으로 수증기를 내뿜는다. 덕분에 이곳이 광산 도시였음이 더욱 와 닿는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입구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준다. 여권을 맡기고 간단한 대여록 기록을 마치면 기기를 대여해준다. 대여받은 기기는 중요 포인트마다 설치된 오디오 가이드 기계에 대고 READ 버튼을 누르면 한국어로 설명이 나온다. 오디오 가이드의 녹음은 북한계 사람이 녹음했는지, 평양식 억양으로 설명이 나온다.


오디오 가이드 기계를 위의 사진처럼 생긴 포인트에 가져다 대면 설명이 나온다.


일본식 건축물

진과스를 발전시킨 것이 일본인이다보니 이곳의 건축 양식은 일본의 그것을 따르고 있다. 타이완 섬에 대한 일본의 식민 통치 방식은 우리나라에 대한 통치 방식과는 달랐던 덕분에 타이완 섬의 사람들은 일본에 꽤나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예전 대영제국의 식민지들이 지금도 영국에 우호적인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2. 진과스의 풍경

열대 식물과 온대 식물이 공존하는 진과스의 자연 환경

광산 도시이다보니 오르막과 계단이 무척 많다. 덕분에 예리우에서 이미 초토화된 내 체력은 더욱 바닥을 기게 되었다.


예전엔 금을 나르던 레일


OO사로 올라가는 길

황금박물관으로 가는 길 오른편에 OO사(이름을 까먹음. 중요하다고는 하는데...)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그러나 너무 더운 날씨와 습도 때문에 중턱까지 올라가다 나는 포기하고 내려왔다. 내가 시진 찍은 저 위치에서 중국인 관광객 커플도 서로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더니 그냥 내려갔다. (-_-;)


금속 공예 전시관

광산 도시 답게 황금 박물관 아래에는 금속 공예 전시관이 있다. 우리의 세월호 리본과 닮은 사진의 공예물은 대만과 관계가 깊은 것 같다. 대만의 관공서 입구에도 저 생김새의 그림과 조형물이 입구에 있는 것을 보았다.


3. 이것이 광부 도시락이다!

광부 도시락을 파는 가게

진과스의 먹거리 명물로는 광부 도시락이 있다. OO사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온 나는 배가 너무 고파 광부 도시락을 먹으러 갔다. 시간은 세 시, 이미 점심 시간을 지난 시각이었지만 광부 도시락을 파는 가게의 대기줄은 길기만 했다. 하지만 혼자 좋은게 뭔가? 잠깐 기다리니 혼자 온 나를 먼저 들여보내더란 말씀!


그 유명한 광부 도시락

광부 도시락을 주문하면 15원 정도의 NTD로 음료를 쩐쭈나이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냥 기본 우롱차로 주문했다. 우롱차도 달달한 맛이 있는 것이 피로를 풀기 좋았다. 광부 도시락 안에는 큼지막한 고기 한 점, 간장에 졸인 두부를 으깬 것, 단무지를 잘게 썬 것과 흰 밥이 함께 들어있다. 진짜 광부들이 매일 이런 고기와 함께 도시락을 먹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 느낌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혼자온 한국 대학생, 미국인과 대화를 나누며 밥을 맛나게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란 때문도 있겠지만, 확실히 도시락은 맛있었다. 다 먹은 도시락은 다시 깔끔하게 보자기로 포장해서 내 가방에 넣었다. (본래 도시락 메뉴는 통과 젓가락, 보자기를 가져갈 수 있다. 도시락통을 제공하지 않는 메뉴는 가격이 좀 더 싸다.)


가게에서 보이는 XX사(또 이름이 기억 안 난다...)

XX사는 황금 박물관에서 나와 좌측으로 가면 있다. 그러나 너무 더워서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내일이면 롱싼쓰(용산사)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으니까... 롱싼쓰를 보면 절은 안 봐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태풍이 오고 있었으니...


4. 황금 박물관. 그리고 남자의 로망, 금궤!

금 이외의 광물을 채석하는 원시적인 방법 전시물


황금 박물관에 전시된 광부 옷

황금 박물관에 전시된 물건들은 당시 광부들의 기증을 받은 것들이다. 광부들의 땀이 배여있는 전시물들이 황금 박물관을 수놓고 있다.


We Will remember them

진과스와 타이완 섬에서는 태평양 전쟁 기간 중 포로로 잡힌 영국군도 전쟁 포로로 노동을 했다고 한다. 황금을 보러 올라가는 계단가에는 그들의 사진과 저런 문구가 전시되어 있다.


남자의 로망, 황금!!! 우리돈 약 97억짜리 황금!!!

혼자 여행의 비애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혼자 황금을 만지는 내 손을 찍었다. 남들은 "황금 좀 긁어오지."라며 농담했지만, 만져보니 엄청 단단하더이다. 내 손톱 따위로 긁어봐야 내 손만 아프겠더이다.

진과스를 나와 이제 지우펀으로 이동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의 도시, 비정성시의 도시. 지우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