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녕, 마카오. 안녕? 홍콩.
1월 26일, 이제 그동안 아쉬움이 가득했던 마카오를 떠날 때가 되었다. 하드락 호텔 체크 아웃을 끝내고는 캐리어를 끌고 하드락 호텔 지하의 무료 셔틀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이제 타이파 페리 터미널에서 코타이젯을 타고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야할 때였다.
<아침 대신 호텔 지하 편의점에서 산 초코 우유>
<COD에서 타이파 페리 터미널까지의 셔틀 버스 시간표>
<COD의 지하 셔틀 버스 정류장의 모습>
<COD의 지하 셔틀 버스 정류장의 모습. 서두른 덕에 사람이 별로 없다>
<타이파 페리 터미널은 중국인으로 인산인해>
타이파 페리 터미널은 몰려온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구정을 중요한 연휴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관광객들도 아마 구정 연휴 휴가를 즐기러 온 것일게다.
타이파 페리 터미널에서 홍콩 페리 터미널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덕분에 페리 하나는 떠나보내고 다음 페리를 타고 홍콩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홍콩의 모습>
<홍콩 페리 터미널 복도에서 본 페리의 모습>
<장난끼 많던 중국인 꼬마>
그리고 홍콩 페리 터미널에서 또 길을 잃었다.(길을 잃었다. S02E01)
페리 터미널의 길을 따라 나오니 나는 어떤 쇼핑몰에 와 있었다. 쇼핑몰의 표지판은 출입구를 표시해주지 않았고, 쇼핑몰의 경비원에게 영어로 길을 물었더니 그는 영어를 못 했다. 결국 쇼핑몰의 꼭대기 주차장으로 올라가 거기서 GPS를 잡아 내 위치를 확인하곤 내가 가야할 방향을 잡았다.
신기하게도 출입구는 2층에 있었고, 2층을 따라 걸어가니 홍콩의 신기한 거리, 고가 통행로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고가 통행로에서 우연히 본 드라마 촬영 장면. 유명한 배운가?>
<고가 통행로에서 내려다 본 홍콩의 거리>
2. 길을 잃었다. S02E02(밥 좀 먹자 ㅠㅠ)
어째든 홍콩 페리 터미널에서 길을 어찌저찌 찾아 지하철 역까지 갔다. 지하철 역 세븐 일레븐에서 나는 관광객용 옥토퍼스 카드를 샀다. 일반 옥토퍼스 카드는 기본 가격이 높은 대신 카드를 반납하면 일정 금액을 환불해준다. 하지만 반납도 귀찮았던 나는 그냥 반납이 필요없고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관광객용 옥토퍼스 카드를 사서 100달러를 충전했다. 그리고 3일간의 여행에서 이 100달러는 딱 알맞은 충전 금액이었다. (물론 내가 지하철보단 트램을 주로 타고 다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묵을 베스트 웨스턴 호텔 하버뷰는 '사이잉풍 역' A1 출구에서 오른편으로 길을 따라 150미터 정도를 걸으면 되는 거리. 호텔의 위치는 지하철 역과는 가까웠지만 A1 출구에서 지하철을 타는 곳까지는 지하에서 한참을 걸어야 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기니 시간은 점심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밥을 먹어야 했다. 밥도 먹고, 그 유명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며 영화 <중경삼림>을 느끼기 위해 센트럴로 향했다.
내가 미쳤었다. (-_-;) 산책을 겸해서 걷기로 했다. 지도 상으론 참 가까운 거리처럼 보였는데.... 지형의 고저차가 심한 홍콩에선 같은 거리라도 한국에서 걷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렸다.
<홍콩의 명물. 2층 버스>
<전형적인 중국풍의 가게. 새해 맞이 물품의 붉은색이 휘황찬란하다>
<홍콩의 건물들. 최첨단 마천루와 낡은 건물들이 난잡하게 공존하는 곳이 홍콩이다>
<관광객을 위한 홍콩 버스 투어>
한참을 걸어 양조위의 단골 국수 전문점이라는 '카우키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카우키 레스토랑이 없다. 이 망할 놈의 구글 지도가 또 GPS를 잘못 잡은 건가??? 하지만 도로명을 봐도 분명 맞았다. 혹시 이전한건가? 아니면 골목 안에 있는건가? 주변을 몇 바퀴를 돌아봤지만 카우키 레스토랑은 없었다. 2월 홍콩의 낮 날씨는 어찌나 따뜻한지.... 흐르는 땀 때문에 입고 있던 가디건을 벗었다.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대만의 추억! 문 닫은 보로빵의 추억! 셔터 문이 굳게 닫힌 가게 앞의 안내판을 봤다.
맞았다...
카우키 레스토랑은 설 연휴로 하필이면 2월 26일 그 날 휴업이었다.
배는 고프고... 허탈하고...
다시 지도를 찾아 검색해보니 바로 근처에 딤섬으로 아주 유명한 '린흥티하우스'가 있었다. 딤섬은 안 땡기지만... 뭐라도 먹어야지. 나는 발걸음을 다시 린흥티하우스로 옮겼다.
3. 음식 주문인가, 약탈인가. 린흥티하우스(그리고 만남)
린흥티하우스는 아비규환이었다. 이젠 합석 문화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여긴 상상초월이었다. 컵이 뒤집혀 있는 곳은 빈 자리라는 뜻이라는 가게 입구에 있던 남자의 설명에 빈 자릴 찾아 앉았다. 가게 점원(다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다) 누구하나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내 옆자리의 여자도 외국인인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녀는 내게 영어로 주문을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나도 모른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주문 방법을 알아보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아다녔다. 참 당찬 아가씨였다.
몇 분 후 그녀는 손에 딤섬을 들고 나타나 주문 방법을 내게 설명해줬다.
충격적인 주문 방법이었다.
1. 테이블에 놓인 주문서를 가지고 간다.
2. 가게를 돌아다니는 카트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고른다.
3. 카트를 끌던 점원에 내 주문서에 체크를 한다.
4. 카트에서 주워든 딤섬을 자리로 가져와 먹는다.
말로만 들으면 그냥 독특한 주문 방법이구나 싶지만...
이게 실상은 약탈에 가깝다. 가게에 손님은 넘쳐나고 카트에 딤섬은 한정적이니 다들 자신이 먹고 싶은 딤섬이 나타나면 부리나케 달려가 카트를 약탈(!)한다.
<린흥티하우스의 풍경>
<테이블 위의 찻잔이 뒤집혀 있으면 빈 자리라는 뜻>
<내가 약탈한 딤섬. 이름도 모르겠다.>
<돼지고기 볶음 국수. 맛은 있었지만 양이 많았다. 1인분은 절대 아님>
불고 몇 분 전까진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던 그녀와 나는 협력해서 카트를 약탈했다. 거기다 한자를 할 줄 아는 그녀의 도움으로 나는 볶음 국수도 하나 시켰다. 돼지고기 볶음 국수는 양이 참 많았다. 거의 2/3을 남겼다. 나오면서 보니 이런 따로 주문해서 먹는 메뉴는 다들 일행들끼리 나눠 먹는 거였다.
어째든... 내 옆에 앉은 그녀의 이름은 아이징 왕. 싱가포르에서 온 사람이었다.
혼자하는 여행이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여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질 수 있는 것. 우리는 서로 린흥티하우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서로의 여행지로 떠났다.
<신기한 인연. 싱가포르인 아이징 왕 양과 함께>
4.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타이청 베이커리, 란퐁위엔. 그리고 중경삼림. 그리고 헐리우드 로드.
내게는 양조위의 에피소드로 기억되는 중경삼림. 그리고 양조위 에피소드의 중요 장소였던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서 본 홍콩의 난잡한 간판들. 이것이 홍콩의 매력>
<중경삼림의 OST를 들으며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세계 최고 높이까지 올라간다는 이 에스컬레이터>
<올드 베일리 스트리트의 과일가게>
<가든 스트리트의 담장>
<스타킹에 거른 밀크티가 유명한 란퐁위엔의 풍경>
<타이청 베이커리>
<타이청 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 마카오보다 계란 맛이 강했다>
<란퐁위엔에서 산 밀크티. 에그타르트와 찰떡 궁합>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홍콩의 구정 준비. 모든 것이 이질적인 풍경>
<센트럴역 근처의 신문 가판대>
<HSBC 은행의 상징. 사자머리>
<홍콩 달러에도 그려진 사자상>
2부에서 계속....
'다시만난 세계 > 17.01.24-17.01.28 마카오&홍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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