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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만난 세계/17.01.24-17.01.28 마카오&홍콩

길을 잃었다 마카오&홍콩 여행 2일차(2부)

by 영혼의환 2017. 2. 6.

1. 마카오 반도의 호텔들


세나도 광장 윙치케이에서 완탕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해결한 나는 마카오의 자랑,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대한 연꽃, 혹은 왕관 모양의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의 위엄>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과 그 주변의 호텔들>


마카오 중국계 카지노를 보고 느낀 주저리 주저리


마카오를 일컬어 흔히들 "카지노 전쟁" 혹은 "호텔 전쟁"이라 부른다.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규모는 이미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산업 규모를 뛰어넘었다. 이제 전 세계 카지노 1위는 라스베가스가 아닌, 마카오다. 여기엔 중국 본토인들이 쓰는 어마어마한 돈도 있지만, 마카오의 카지노 거부 "스탠리 호"의 역할이 매우 컸다.

홍콩계 중국인인 스탠리 호는 1960년대 마카오에 "리스보아 호텔"을 건설하고 이곳에서 처음 카지노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카지노는 성업을 거듭했고, 그는 마카오 반도에 수많은 호텔과 카지노를 건설했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시절엔 그가 소유한 호텔 카지노에서 나오는 세금만으로도 마카오의 세입이 충분해 시민들은 세금을 내지 않은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2세기 들어 미국계 자본의 카지노들이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코타이 스트립에 들어서면서 그의 왕국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 결과, 그가 야심차게 만든 것이 바로 저 중국적인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과 카지노이다.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은 중국적인 풍취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카지노와 호텔 입구는 온통 황금빛과 붉은 빛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무척 호화스럽지만, 뭔가 우리의 정서와는 맞는 않는, 정말 중국적인 정취였다. 그리고 이곳에선 어디서든 중국인들의 그 특유의 높낮이 있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마카오에서 나는 -정말 어줍잖지만- 중국의 무서움을 보았다. 솔직히 나 같은 가난한 자유여행객, 고작 60만원 정도를 환전해서 떠난 여행객에게 마카오의 카지노는 버거운 곳이었다. 블랙잭 한번 베팅에 가장 저렴한 테이블이 100 홍콩달러, 대부분은 200달러인 곳에서 중국인들은 500달러 베팅판에 와글와글 몰려있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카드 게임 테이블은 당연하다는 듯이 미니멈 베팅 금액이 200~500달러였다.

그들은 정말 부자였다. 대만 여행 중 출국장에서 본 중국인 부자 가족이 롤렉스 매장에서 진열대를 손가락으로 쓰윽 훑으며 "This line please."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 나는 경악했다. 그런데 마카오에서 나는 그런 사람이 중국인들 중에 얼마나 더 많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빈부격차는 심하겠지만- 부자는 정말 부자였다. 정말 그들은 경제적으로 성장해 있었다. 지구의 공장에서, 지구의 중심으로. 정말, 中, 國으로!


그런데 그랜드 리스보아에서 느낀 감상은 중국이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이질감이 앞섰다. 붉은색과 황금색의 천박한 조화. 화려하지만 절제를 모르는 것같은 느낌, 미적 감각은 어딘가 사라지고 오로지 물질만 남은 느낌.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찬란했던 정신적 유산은 공산주의와 문화대혁명, 급격한 경제 개방 속에서 사라지고, 오로지 황금만능주의만 남은 지금의 중국의 모습.

그들의 모습은 정말 에반 오스노스의 책 제목처럼 <야망의 시대> 그 자체였다.


<그랜드 리스보아 건너편의 윈 호텔. 코타이 스트립의 윈 팰리스와는 다르다!>


<윈 호텔 분수쇼>


<호텔 VIP를 위한 롤스로이스. 호텔마다 몇 대씩은 있다.>


<마카오 반도의 롤스로이스 매장. 카지노에서 대박나면 여기서 차를 사는건가?>


2. 하드락 호텔에서 수제 버거로 저녁을!


마카오 반도의 호텔들을 아주 일부만 돌아보고 다시 하드락 호텔로 돌아왔다. 마침 하드락 호텔 투숙 고객에겐 웰컴 드링크로 2층 라운지의 "하드락 카페" 음료 무료 쿠폰을 네 장 제공하고 있었다. 검색해보니 하드락 카페의 수제 버거가 그렇게 맛있다고 했다. 햄버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찌 이를 지나치리오!


<웰컴 드링크 쿠폰으로 주문한 모히토>


<모히토와 치즈버거의 조화! 앞으론 버거엔 그냥 맥주나 탄산을...>


버거는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은 수제 버거 중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빵은 적당히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웠고, 짭짭하게 간이 된 패티는 채소들과 어울려 식감을 더했다. 다만 모히토와 함께 한 것은 실수였다. 버거엔 그냥 탄산을...

직원들이 정말 친절했다. 하드락 호텔의 컨셉 덕분인지 몰라도, 이 호텔의 직원들은 모두가 활기찼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내 서빙을 담당한 직원은 인도에서 온 26살의 유뷰남이었다. 그는 혼자 식사를 하는 내게 와서 계속 대화하며 내가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는 한국에도 관심이 많았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는 것은 어떤지 내게 물었고, 나는 있는 그대로 '오지 말라.'라고 말해줬다. 그에게 한국인이 가진 인종차별적인 시선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는 아쉬워했지만, 언젠간 가족들과 함께 여행으로라도 한국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도 나에게 정보를 줬다. 하드락 호텔 2층 라운지에 위치한 <큐빅 클럽>으로 가라고. <클럽 큐빅>은 매주 수요일이 Lady's Night이고, 이때는 여자가 70%가 넘는다고. 전 세계의 여자들이 다 몰려온다고. 새벽 두 시 정도에 입장하면 딱 좋은 시간이라고.


그래서 그와 큐빅에서 만나기로 하고, 안 갔다.

그 시간에 나는 자고 있었다. 피곤했다. (-_-;) 내 모든 것을 걸고 진짜다.


어째든 그는 내가 내일 홍콩으로 갈 거란 얘기에, 홍콩의 '하드락 샵'에서 쓸 수 있는 15% 할인 쿠폰도 줬다. 나는 쓸모가 없을거라 생각하고 그 쿠폰을 버렸다. 그런데 홍콩에서 빅토리아 피크에 오르니 거기 '하드락 샵'이 있더란 말이지...


3. 마카오의 화려한 야경


저녁을 먹고 주변의 호텔을 돌아다녔다. 마카오는 정말 화려한 곳이었다. 모든 호텔들이 각종 불빛으로 자신들의 휘황찬란함을 뽐내고 있었다.


<가장 최신의 호텔인 파리지앵의 야경>


<파리지앵 호텔 앞 가로수들>


<파리지앵 호텔 로비의 분수대. 1층은 카지노, 2~3층은 쇼핑몰>


<파리지앵 로비의 분수대. 분수대를 비추는 불빛은 계속 색이 바뀐다>


<2층에서 찍은 로비 모습>


<3층에서 찍은 로비 모습. 3층은 에펠탑으로 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입장료 있음>


<파리지앵 호텔 리셉션의 모습. 아주 그냥 베르사유 궁전이네>


<파리지앵 투숙실 건물의 화려한 야경. 불을 저렇게 쏴대면 방에 눈 안 부신가?>


<베네시안 호텔의 야경. 마카오 호텔 중 가장 많은 객실을 보유>


<베네시안 호텔 옆 쇼핑몰과 쉐라톤 호텔>


<City of Dreams의 야경. 푸른 조명은 호텔들, 노란 조명은 쇼핑 센터>


<샌즈 그룹 중 최고급 호텔인 콘래드 호텔. 호텔 주변 경관도 자연친화적이다>


<C.O.D와 쇼핑센터. 쇼핑센터 안엔 명품들이 가득하다. 마카오엔 명품샵이 무슨 한국의 더 페이스샵보다 많다.>


<베네시안 호텔>


<윈 팔라스. 마카오 반도의 윈 호텔과는 급이 다르다>


<윈 호텔의 앞마당(?) 지도 상으론 하드락 호텔 길 건너편이지만, 여기서 하드락까진 걸어서 20분이다(...)>


마카오의 마지막 밤은 화려한 야경과 함께 끝나가고 있었다. 내일이면 이제 홍콩으로 다시 건너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