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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만난 세계/17.01.24-17.01.28 마카오&홍콩

길을 잃었다 마카오&홍콩 여행 1일차

by 영혼의환 2017. 2. 1.

1. 홍콩과 마카오로 여행을 결정하다.


정말 바쁘고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지나갔다. 지나간 2016년 동안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 여행! 태풍 때문에 마지막이 아쉬웠던 대만을 다시갈까, 아니면 2015년에 알아보던 홍콩을 여행할까 생각했다.

그러다 대구 공항발 홍콩 비행기(티웨이)가 딱 아침 출발, 저녁 도착인 것을 보고 홍콩 여행을 결정했다. 마침 다시 본 영화 <도둑들>의 마카오도 생각나 마카오를 추가한 4박 5일의 일정을 계획했다.


마카오에서 2박, 홍콩에서 2박.


'마카오 정'을 시작으로 <무간도>까지!


부픈 꿈을 안고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회사에 차를 대고 카카오 택시를 불러 대구 공항으로 향했다. 역시나 한산한 대구공항! 대구공항은 최고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대구의 모습. 인천이나 김해에서 보던 풍경과는 다르다.>


2. 홍콩 공항에서 마카오(코타이 항구)로 가기!


<홍콩 공항 착륙 대기 중 찍은 사진>


홍콩 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다. 이 날도 비행기는 공항 착륙 전까지 30분 간 홍콩 상공을 뱅글뱅글 돌았다. 하늘에 층계라도 있는 듯, 네 대의 비행기가 각자 다른 높이에서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았다.

안그래도 이륙이 20분 정도 늦었는데, 착륙마저 지연되니 애가 타들어갔다. 왜냐고? 홍콩공항에서 마카오로 바로 가는 제트선의 시간 때문에!

12시 15분 배를 놓치면 14시 대의 배를 타야했다.


홍콩-마카오 페리선 시간 확인하기


홍콩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코타이젯이 있는 곳까지 뛰었다. 페리선을 타는 곳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길이 참 멀었다. (-_-;) 정말 먼 길을 걷고 또 걸어서 겨우겨우 페리선 티켓팅 장소에 도착해 마카오 코타이 항 행 티켓을 샀다.

배가 고팠지만, 승선 시간도 촉박해 편의점에서 코카콜라만 하나 사서 바로 배에 올라탔다.(혹시나 멀미할까봐...;;;)


<페리 탑승 전 산 콜라. 페리 티켓을 사고 페리 탑승장에 가면 편의점이 하나 있다.>


<페리 안을 기어다니던 파키스탄 계 꼬마 아이>


3. 코타이 항 도착! 그리고 City Of Dreams로!


코타이 항에 도착하면 간단한 입국 수속 후에 바로 마카오 땅을 밟을 수 있다. 여기서 팁 아닌 팁! 입국 심사대에서는 가급적이면 중국인들이 서 있는 라인보단 중국계가 아닌, 완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많은 라인에 줄을 서는 것이 더 현명하다. 마카오에 중국인 도박꾼이 많이 몰려들면서 중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는 굉장히 철저하다. 당연히 그들은 한 명 한 명의 입국 심사 시간이 좀 더 길다.


<코타이 항을 나서면 보이는 각 호텔 무료 셔틀 버스 정류장들>

<COD의 셔틀버스장은 코타이 항을 나와 왼편으로 20미터 정도 옆에 있다>


코타이 항 앞에는 셔틀 버스 정류장들이 쫙 늘어서 있다. 내가 가야할 곳은 City Of Dreams, 시티 오브 드림스, 줄여서 COD라 부르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COD행 버스는 없었다. 정류장이 직원에게 영어로 COD행 버스는 언제 오냐고 물으니 '스튜디오 시티' 버스를 타란다. 엥?????

내 발음이 후져서 시티 오브 드림을 스튜디오 시티로 들은건가? 다시 내려서 확실한지 물어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버스는 출발해버리고....;;;


<City Of Dream의 전경>


<시티 오브 드림스 중에서도 내가 묵을 호텔 하드락의 모습>


다행히 버스는 시티 오브 드림의 로비에 딱 멈춰섰다. 아마도 호텔별로 버스를 공유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잠깐! 마카오 코타이 스트립의 미국계 자본의 호텔은 우리에게 좀 생소한 시스템이다. 나도 처음엔 뭐가 뭔지 몰랐으니까...

이곳의 호텔들은 모두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호텔들이 모여 일종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내가 묵은 호텔은 '호텔 하드락'이고, 이 하드락 호텔은 City Of Dreams라는 호텔 연합의 일원이다.

시티 오브 드림즈 연합체에는 '크라운 타워', '그랜드 하얏트', '호텔 하드락', 그리고 현재 건설 중인 '모피어스(2018년 오픈 예정이란다. 내가 갔을 땐 한창 건설 중이었다.)'가 소속되어 있다. 이들 호텔은 로비와 라운지, 카지노가 전부 연결되어 있다.

쉽게 비유하자면, 나는 '래미안 아파트 단지=시티 오브 드림즈'에서 '101동=호텔 하드락'에 머무는 형태인 것이다.

시티 오브 드림즈 마카오에 대한 설명


<호텔 하드락 로비의 풍경. 직원들은 모두 영어에 능숙하고 엄청 친절하다>


하드락 호텔은 락 스타일 컨셉의 호텔답게 밝은 분위기였다. 직원들은 모두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영어에 능통했다. 나나, 당신의 어눌한 영어도 잘 알아듣고 원하는 것을 처리해 주었다. 아직 체크인 시간 전이라 먼저 캐리어만 맡기고 나는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그들은 호텔 안내 지도를 주었다.

'호텔에 뭔 안내 지도가 필요해?' 라고 생각한 나는 지도를 버렸다.

그땐 몰랐다... 그게 실수였다는 걸......


4. 길을 잃었다 S01E01 밥집이 어디요?


시간은 이미 두 시. 점심을 지난 시간이었다. 하루종일 먹은 것이라곤 아침으로 먹은 사과 반쪽, 코카콜라 뿐이었다. 점심 식사를 위해 나는 COD 건너편의 호텔 베네시안으로 향했다. 베네시안 호텔 안의 베네치아 거리의 푸드 코드에서 밥을 먹으려고.

그리고 그건 안일한 생각이었다...


<호텔 베네시안. COD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베네시안 호텔 입구는 구정을 맞아 중국식 장식물이 서 있었다>


<베네시안 로비의 구조물>


<베네시안 호텔의 화려한 내부. 저 길을 따라가면 카지노>


베네시안 호텔 안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걷고 또 걸어도 나오는 것은 롤렉스, 구찌, 에르메스, IWC 같은 명품 샵들과 카지노, 최고급 레스토랑 뿐이었다. 호텔 안은 정말 너무나 넓었다. 베네시안 직원을 붙잡고 푸드 코트가 어디냐고 물으니 그는 카지노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겁이 났다.

카지노라니! 대한민국 국민은 속인주의에 따라 도박이 불법 아닌가! 카지노에 들어가라니! 카지노! 그러니까 도박장! 무서웠다.

카지노를 통하지 않고 푸드 코트로 들어가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그런데 못 찾았다.

호텔은 넓었고, 블로그에도, 어디에도 베네치아 거리로 가는 상세한 방법 따위는 나와있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헤매고 나는 베네시아 호텔에서 밥 먹는 것을 포기하고 COD로 돌아왔다.


<COD 로비에 전시된 용>

<참고 사항. '용의 보물' 쇼는 2015년 이후로 막을 내렸단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 라운지의 전시물. 고급스런 중국 다구들>


<하드락 호텔 로비 2층에 전시된 DC 코믹스 영웅관>


<하드락 호텔 2층 라운지의 중화요리점>


<주방장 추천 표시가 있어서 시킨 음식들. 이름 모른다;;;;>

<맛있었다. 시장이 반찬인 건지는...;;;>


옛 성현이 이르길, 똥개도 자기집 앞에선 50점은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 아직 방도 못 본 하드락 호텔이었지만, 마음이 편안해졌다. 콘시어지에게 중국 음식을 먹고 싶으니 식당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콘시어지는 아주 친절하게 호텔 지도를 꺼내 에스컬레이터의 위치, 식당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호텔 2층 라운지에 위치한 '송후아후'에서 음식을 주문한 시간은 이미 3시 20분이었다. 이건 이제 점심이 아니라 점저였다....

어째든 늦은 점심을 먹으며 결심했다. 앞으론 호텔 안을 돌아다닐 땐 꼭 지도를 가지고 다니겠다고!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5. 타이파 빌리지

<타이파 빌리지는 타이파 하우스 뮤지엄 방향으로 가면 된다>


타이파 빌리지로 가는 무료 셔틀 버스는 베네시안 호텔에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또 베네시안에 가서 길을 잃을 걸 생각하니 겁이났다. 그래서 나는 걸었다.

코타이 스트립 북쪽 원형 교차로에서 왼편으로 가면 타이파 빌리지로 갈 수 있다. 시간은 대략 도보 20분 소요.


<타이파 빌리지 입구의 풍경>


<타이파 빌리지 입구의 풍경. 사진 왼편의 길을 따라가면 시장이 나온다>


<타이파 빌리지의 뒷골목.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타이파 빌리지의 시장. 비첸향(육포)를 무료 시식할 수 있다>


<세계수처럼 커다란 나무들>


<타이파 빌리지 내의 성당>


<타이파 빌리지의 유명 에그타르트>


<마카오식 아이스크림>



타이파 빌리지는 남유럽의 풍경과 남중국의 풍경이 공존하고 있었다. 남유럽풍의 파스텔톤 집들과 전형적인 홍콩-마카오식 아파트들이 공존하는 풍경은 매력적이었다.

시장 골목에서 비첸향을 시삭하고 에그타르트를 먹으니 배가 불렀다. 덤보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했지만, 밥 생각이 딱히 나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은 패스!

타이파 빌리지를 아주 천천히 둘러보고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6. 하루를 마무리하다.


<베네시안 호텔 레이저 스크린 쇼>


<베네시안 호텔 레이저 스크린 쇼>


호텔로 걸어서 돌아왔을 땐 이미 해가 저문 시간이었다. 베네시안 호텔은 건물 외벽에 쿵푸 팬더의 음악과 함께 레이저 쇼를 쏘고 있었다. 도박의 도시의 야경은 화려했다.

하드락 호텔의 직원은 친절하게 방까지 짐을 옮겨주었다. 팁은 줄 필요가 없었다. 호텔 방은 정말 돈 쓴 보람이 느껴지는 규모와 시설을 자랑했다.


<하드락 호텔 방. 돈 쓴 보람이 느껴졌다>


<호텔 욕실. 돈 쓴 보람이 느껴졌다>


<방에서 보이는 풍경>


<시티 오브 드림즈 수영장. 투숙객은 무료 사용>


<하루의 마무리는 마카오 맥주!>